개경 수창궁 오공산 산마루에 난데없는 광망이 너울거리고 있었다. 선지빛처럼 탁하고 진한 두 줄기 빛이 하늘로부터 산마루를 향하여 내리지르더니 꿈틀꿈틀 춤을 추다가 그 산의 이름처럼 두 마리 지네의 형상이 된다. 그러다가 서로 잡아먹을 듯한 노기를 발하며 한데 엉키어 일대 난투극을 벌이기 시작했다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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