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은택의 시편들은 이슬떨이를 자처하는 바짓가랑이를 닮았다. 사타구니를 지나, 으스스 뒷덜미를 지나, 눈자위까지 적시는 벅차오름이 있다. 낱낱의 언어들이 모여 독자와 한통속이 되는 두툼한 마음 다발이 있다. 시어들이 요리조리 굵직한 물고기가 되어 제 꼬리지느러미로 시인의 주름살과 풍채를 그려낸다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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